쉬린제에서 버스를 타고 다시 15분쯤 셀축도심으로 내려왔다.
셀축 버스 터미널에 도착하니 3시 30분 정도 됐는데 오전에 아점을 먹은 후 쉬린제에서 나는 커피, 아이들은 애플티, 핫초코만 먹었던 터라 배가 고팠다.
그런데 음식점으로 가서 식사를 하긴 버스시간이 애매했다.
에페소스 가는 버스를 타야 하는데 그거 놓치면 또 1시간 기다려야 해서였다.

그래서 아이들한테 기다리라고 하고 동네 마트에서 에크멕을 사왔다.
그런데 신기하게도 에크멕은 빵만 먹어도 목이 메이지 않는다.ㅎㅎ
완전 겉바속촉인데 겉이 바게트처럼 딱딱한 것도 아니고 바삭하면서도 부드러운???
맛을 표현을 못하겠네 ㅋㅋㅋ

빵을 먹으며 중딩이는 빵을 고양이들에게 나눠주며 기다리다 보니 에페소스 가는 버스가 도착했다.

버스를 타고 10분 정도 갔다.
에페소스 근처에는 아무것도 없고 길과 나무만 있다.
걸어가는 분도 가끔 계시는 것 같다.

에페소스 앞에 도착하고 버스 정거장에 우리를 내려주셨다.
근처에는 아무것도 없었지만 에페소스 입구 앞에는 상점들이 쭈욱 늘어져있었다.
역시 관광지구나 싶었다.


상점들을 지나면 지하철 같은 인원체크 입구가 있는데 교통카드 찍듯 뮤지엄패스 카드를 찍고 들어가면 된다.
카파도키아에서 실수를 한 번 해봐서 다음부터는 확실히 체크하고 들어간다.


지하철입구 같은 곳을 지나오면 검색대도 통과해야 한다.
튀르키예에는 박물관이나 유적지나 터미널 등등 이런 검색대가 많이 있다.
배낭여행을 하는 우리는 매번 배낭을 풀었다 멨다 해서 너무 귀찮고 싫었다.
근데 뭐 지금은 배낭 없으니 간단히 통과~

검색대를 통과하니 멋진 키 큰 소나무길이 있다.
완전 사진 스폿이다.
아니 뭐 여기뿐만 아니라 그냥 에페소스 전체가 찍으면 다 예술이다.

조금 걷다 보면 왼쪽 편에 커다란 대형 원형극장이 보인다.
지금도 계속 복원 중인 듯 대형 장비들이 곳곳에 있다.

Ephesus Arkadiane '아르카디아'라는 길이다.
대리석으로 만들어진 이 도로 밑에는 서쪽에 있는 항구로부터 물을 끌어오기 위한 배수관이 있다고 한다.
옛날이라고 표현하기도 어려운 고대시대에 어떻게 이런 작업을 했을지 감히 상상이 안된다.


그냥 바위는 하나도 없는 수많은 유적들을 구경하며 걸어오면 아시아 최대규모의 원형극장이 나온다.
2만 5천 명을 수용할 수 있었다고 하니 파묵칼레가 있던 1만 5천 명을 수용하는 히에라폴리스보다도 더 거대하다.
3층으로 이루어져 있는데 저 위쪽은 못 올라가게 막아놨다.
지금도 이곳에서 가끔 공연을 하는데 그 옛날 만든 곳임에도 불구하고 음향시설이 완벽하다고 하다고 한다.
고대원형극장에서 듣는 음악회는 어떤 느낌일지 정말 궁금하다.
다음에 이곳을 다시 방문한다면 음악회 일정도 알아보고 와야겠다.


원형극장에서 나와서 길을 따라가다 보면 사람들이 사진을 많이 찍는 장소가 나온다.
여기가 바로 2세기에 지어진 로마시대 도서관 켈수스도서관이다.
지진으로 무너진 걸 복원한 거라고 하는데 그 시대에 저 큰 기둥을 어떻게 저 위에 올릴 수 있었을까? 어떻게 저런 조각들을 새기고, 어떻게 이런 구조를 만들 수 있었을까? 참 많은 생각과 궁금증이 생겼었다.
오디오가이드라도 있었으면 더 좋았을 텐데 막연하게 인터넷 찾아보면서 사진 찍으면서 보기엔 너무 아쉬운 유적지였다.


에페소, 에페소스, 에베소 등 다양하게 부르는 이 도시는 철저하게 귀족과 평민의 구역이 나뉘어 있었다고 한다.
위쪽 동네는 귀족 구역, 아래쪽 동네는 평민 구역이다.
사진을 제대로 안 찍었는데 헤라클레스 게이트라는 곳을 기점으로 마차의 출입을 금하고 보행자통로로 이용했다고 한다.

바닥도 편평한 대리석 바닥이 있고 울퉁불퉁한 바위로 만든 바닥이 있었다.
뭔가 계급이 나눠진 듯한 길.

귀족들이 모여 회의도 하고 시낭송 또는 음악회를 했던 작은 원형극장이다.




아래 사진은 분수라는데 어떻게 분수가 되는지는 모르겠다.

북쪽에 상점이 많은 입구에서 남쪽 게이트 쪽으로 쭉 올라오면서 구경을 했다.
남문 쪽에 도착하니 작은 상점과 고양이들이 잔뜩 있었다.
고양이를 보면 못지나치는 중딩이
한참 놀아주고 다시 북문 쪽으로 갔다.

에페소에 오기 전에 이곳의 공중화장실 사진을 봤었다.
어떻게 생긴 지 궁금해서 구경하고 싶었는데 올라오는 길에 찾을 수가 없어서 내려오는 길에 다 들어가 보며 확인했었다.
애들은 그냥 가자는데 안된다고 화장실을 꼭 봐야 한다면서 여기저기 찾으러 다니는 엄마.ㅎㅎ
그러다 찾았다 ㅎㅎㅎㅎㅎ

에페소스라는 고대 도시에는 정말 없는 것 없이 다 있었다.
목욕탕도 있었는데 온탕, 냉탕, 열탕도 있었다고 한다.
화장실은 여럿이 같이 쓰는 공중화장실이었는데 옆사람과 대화하며 화장실에 앉아 있는 모습을 상상하면서 아이들과 한바탕 웃기도 했다.

아래 구덩이에는 물이 흐르게 해서 청결을 유지했다고 하는데 구덩이가 상당히 깊었다.ㅎㅎ

구경을 어느 정도 하니 해가 지고 있었다.
에페소 화장실도 찾았고 핸드폰 배터리도 없고 아이들은 지쳤고 서둘러 북쪽 게이트로 갔다.

북쪽 게이트로 나가서 버스에서 내려주신 정거장에 가니까 남자분 한 명이 앉아계셨다.
우리가 가니까 3명이냐고 물어보고는 무전을 하셨다.
아마도 에페소스에 남아있는 관광객을 체크하는 분이신 것 같았다.
조금만 기다리라더니 30분 넘게 기다렸나 보다.
그래도 같이 기다려주셔서 언젠간 오겠지 하고 편하게 기다릴 수 있었다.

셀축 버스터미널에 도착해서는 배가 고파서 뭐라도 얼른 먹어야 했다.
셀축에 한식당이 있다는 걸 아이들에게 말해줬을 때부터 아이들은 계속 한식당을 가고 싶다고 했었다.
그래서 저녁을 먹으러 한국식당을 찾아갔다.
그런데 저 안쪽에 사람이 보였는데 문이 잠겨있네?
한참 두드리다가 내일 꼭 오자고 아이들을 달래고 케밥을 먹으러 갔다.
아이들이 커다란 꼬치에 세로로 고기를 구워서 바로 잘라서 주시는 도네르케밥을 먹고 싶다고 해서
문 연 케밥집 가서 먹었는데 너무 맛있어서 중딩이는 한 개 더 먹었다.ㅎㅎㅎ
핸드폰 배터리 없어서 음식 사진은 없네
도네르 케밥 30리라 2개
햄버거 40리라 2개
총 140리라 한화 9,462원


겨울방학이라 여행 와서도 아이들 문제집은 한 장씩 풀겠다고 가져오긴 했는데...
문제집은 무슨... 그냥 잤다ㅋ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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